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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 대한 분석

#12 고양이는 낮에 사람이 있는 것이 좋을까? 아님 없는게 좋을까?

 

나는 프리랜서라 프로젝트가 끝나면 집에 한없이 있고 일을 시작하게 되면 한없이 없다.

슈가를 집에 들여오던 때가 마침 프로젝트가 끝났을 때였다.

반려동물한테는 직장인보단 24시간 함께 돌봐주는 백수가 더 좋을 것이다.

근데 몇 달 슈가랑 생활해 본 결과 고양이는 좀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니?

 

 

야행성인 고양이는 보통 낮에 잠을 많이 잔다.

아깽이는 20시간을 자기도 하고 성묘도 12~16시간을 잔다. 그리고 그 대부분이 낮잠이다.

고양이는 야행성이기 때문이다.

근데 또 마냥 야행성이라고 할 수 없는 게 

집냥이는 인간과 같이 살며 인간의 수면패턴에 적응한다.

그리고 길냥이들에 비해 활동량이 적은 집냥이들은 잠으로 시간을 많이 때우니

낮잠도 많이자고 밤잠도 많이 잔다고 할 수 있겠다.

 

처음엔 내가 24시간 붙어있으니 슈가는 복받았따~ 생각했는데

얘가 낮잠을 잘 때는 내가 활동시간이니 (특히 난 집에서 가만히 못 있는 인간이다.) 조금만 움직이면 

매번 조그만 얼굴을 들고 나를 지긋이 응시하는 게 마치

 

 

'나 자니까 좀 조용히 해줄 수 없겠냐? '

 

 

 

 

하는 표정 같다.

 

 

 

참나. 늬집이냐? 

 

 

 

 

그래서 괜스레 뭔가 집안일을 할 때도 눈치가 보이고.. 그렇다. 

고양이는 많이 자는 이유 중에 하나로 깊은 수면을 길게 하지 못한다고 한다. 

30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인간도 비슷하긴 하지만 고양이는 대체적으로 얕은 잠을 잔다고 한다.

아무래도 잠에 깊이 들면 천적에게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다른 반려동물에 비해 야생성이 살아있는 고양이라 여전히 안락한 집에서도 편히 잠을 못 자는 것 같다. 

 

사설이 길어졌는데, 무튼 궁금해졌다.

 

고양이는 낮에 사람이 있는 것이 좋을까? 없는 게 좋을까? 

 

나도 곧 일을 하면 야근도 잦아지는데 나와 계속 함께 지내는 것에 익숙해지다가 갑자기 내가 집에 자주 없으면 너무 외로워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그래서 실험&훈련 삼아 출퇴근처럼 밖으로 자주 나가보기로 했다. (나는 E다.)

 

근데 신기한 게 

 

보통 나와 함께 있으면 자더라도 30분 정도 짤막짤막하게 자고 대부분 눈을 뜨고 있는데 (몸은 안 움직임)

내가 없으니 통잠을 내리 자더라. 

원래 사람이 없으면 할 일이 없으니 잠만 잔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밤새고 잠 몰아자는 사람처럼 한 번도 안 깨고 잘 잘 줄이야. 내가 그동안 낮에 못 자게 너무 괴롭혔나? 싶을 정도였다. 

 

장장 8시간동안 안깨더라.

 

 

집사님들 중에 직장인이 많을 거다. 사료값 벌어야지!

아침에 출근하면서 다들 드는 걱정... 우리 고양이가 혼자 잘 있을까? 

 

사실 고양이는 잘 있는다.

 

혼자를 즐기는 고양이는 더더욱 잘 지낼 것이고

개냥이도 모자란 잠을 보충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고양이에겐 맛있는 식사가 있고 평온한 쿠션이 있으며 어차피 몇 시간만 기다리면 사랑하는 집사가 온다는 굳은 믿음이 있기에 낮에 사람이 있던 없던 행복할 것이라고 결론 내기로 했다. 

(내가 낮잠을 방해해서 낮에 사람이 없는 게 더 편하다고 느낀다면.. 그래 사라져 줄게... 흑) 

 

낮에 통잠을 자면 밤에 못 자는 게 아닐까 걱정했지만 자기 전에 사냥놀이 뼈 빠지게 시켜주면 

또 잘자더라. 다만 아침에 좀 일찍 깨우지만..

집사 미라클모닝에 도움 주는 이런 효녀고양이가 또 어딨니? 

 

 

낮잠 주무시는 슈가님

 

 

아무튼 직장인 집사님들 고앵님들 걱정 말고 단속 잘하고 출근해서 열심히 사료값 법시다!

 

오늘도 캔따개가 되기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집사님들 굿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