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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 대한 분석

#2 밤마다 놀아달라고 우는 고양이 지쳐 곯아떨어지게 만드는 방법

우리 슈가는 간식보다 노는걸 더 좋아하는 캣고딩 10개월따리 고양이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내 노트북 위를 뛰어다니며 난리 부르스를 피운다. 

 

특히.. 집사라면 다들 알겠지만

야행성인 고양이를 밤에 재운 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낮에는 사람이 뭘 하든 꿋꿋하게 잘 자더니 

밤만 되면 나로호 발사되는 거처럼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울고불고 으르렁대고 별의별 모습을 다 본다. 

 

 

선장님 표정이 크레이지 마이 캣을 보는 내 표정과 같다.

 

 

우선 나는 슈가와 분리수면을 하기 때문에 얘를 혼자 재워야 했다. 

밤에 활발한 애를 어떻게 재우나 많은 방법을 찾아본 결과 역시나 항상

 

고양이 문제의 정답은 = 놀이다.

 

 

나와 슈가의 잠자기 루틴은 이러하다.

 

 

 


1) 잠들기 30분 전 자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모든 조명을 끄고 무드등 하나만 켠다. 나는 화장실을 다녀오고 주변을 정리한다. 약간 다른 분위기를 감지한 녀석은 아, 잘 시간이 왔구나 생각한다. 중요한 점 하나! 매일 같은 시간대에 루틴을 실행해야 한다. 고양이는 루틴이 지켜져야 행복하고 잘 따라와 준다.  나의 경우에는 매일 밤 1시가 되면 모든 일을 멈추고 잘 준비를 한다. 

 

2) 사료와 물을 미리 준비해 둔다. 

딱 아침까지 견딜만한 양만 준비해 준다. 

 

3) 놀이시간 = 30분이라고 생각하고 진짜 뛰 댕기면서 놀아준다.

앉아서 놀아주면 안 된다. 나도 서서 뛰 댕기면서 놀아준다. (층간소음이 걱정되는 곳이라면 경보로 놀아줍시다. 아니면 소음방지매트 위에서만..) 

그리고 포인트! 캣타워를 오르락내리락 5번은 반복한다. 

이 녀석의 체력을 빼놔야 한다. 고양이도 만족하고 나는 운동하고 일석이조다. 

 

4) 25분쯤 지나면 잘 따라다니던 애가 갑자기 안 뛰고... 드러눕기도 하고.. 젤리를 보면 평소보다 빨개져있다.

그럼 지쳤다는 신호다! 하지만 여기에 방심하지 말고 꼭 30분을 채워준다. 

나의 경우에는 마지막 10분쯤 슈가가 지쳐서 드러누워있으면 발매트나 러그 안에 작대기를 숨기고 왔다 갔다 하는 

일명 캐치미이프유캔 사람버전 게임을 해준다. 누워서 사냥놀이를 할 수 있어서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캐치미이프유캔 장난감. 고양이들이 환장하는 장난감이다.

 

 

5) 30분이 되면 얄짤없이 모든 불을 끄고 "잘 자~"하고 가차 없이 뒤돌아보지 말고 방문을 닫는다.

고양이는 이미 지쳐있기 때문에 방으로 혼자 들어가는 나를 그냥 바라본다. 잡고 싶은데 몸이 말을 안 듣는 상태인 것이다. 

 


 

요즘엔 20분만 놀아줘도 충분하다. 놀다가 넋이 나간 슈가

 

 

슈가는 이 루틴을 2일 만에 적응해서 3달 차인 지금은 내가 방에 들어가면 쓱 일어나서 혼자 사료를 우걱우걱 먹는다. 방문 뒤에서 그 소리를 들으면 너무 귀엽다. 사료를 먹고 나면 혼자서 으르렁대면서 놀더니 금세 조용... 아침 8시까진 쭉 잘잔다.

 

아마 처음엔 문 닫고 나가면 울고 불고 문 긁고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난 충분히 놀아줬고 이젠 놀이 끝이야!!!"라는

강인한 마음으로 모두 무시를 해버려야 한다. 

 

무시 진짜 중요하다. 

이 루틴을 반복하면 고양이는 언젠간 꼭 적응하고 알아서 잘 잘 것이다. 왜냐? 고양이는 똑똑하니까!

냥생도 중요하지만 인생도 중요하지 않습니까?

함께 더불어 사는 삶 고양이와 행복해야죠.

 

오늘도 모두들 인간도 고양이도 굿 나잇(❁´◡`❁)